2014년 개봉한 영국 영화 '언더 더 스킨'은 외계인의 시선으로 인간을 관찰하며 감정과 정체성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식량이 떨어진 외계 행성에서 지구로 보내진 외계인 로라는 아름다운 여인의 몸으로 남성들을 사냥하지만, 점차 인간의 감정을 경험하며 자신의 존재에 대해 근본적인 혼란을 겪게 됩니다. 대사와 설명이 최소화된 독특한 연출 방식은 관객에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기며,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특징을 지닙니다.

감정의 발견: 사냥꾼에서 느끼는 존재로
영화 초반 로라는 철저한 사냥꾼입니다. 처음 트럭을 몰고 거리로 나선 그녀는 낯선 남자들에게 길을 물으며 타겟을 찾아다닙니다. 처음이다 보니 타겟을 차에 태우기조차 힘들었고, 막상 태워도 대화할 방법을 몰랐습니다. 여러 실패 끝에 곧 익숙해졌고, 그녀는 관심 있어 하는 남자들을 집으로 데려가는 데 성공합니다. 그녀의 집 안엔 늪 같은 장소가 있었고, 로라에게 홀려 그곳에 들어선 남자는 식량화가 되어 버리고 맙니다.
바닷가 장면에서도 로라는 냉철한 사냥꾼의 모습을 보입니다. 물가에서 타겟을 기다렸지만, 파도에 휩쓸려 물에 빠진 가족을 구하기 위해 한 남자가 바다로 향했고,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파도는 가족들을 삼켜버립니다. 수영으로 지친 그를 로라가 구조하지만, 가족을 잃은 아이가 슬프게 울고 있는 상황에서도 로라는 목숨을 걸고 물에 뛰어드는 남자의 마음도, 아이의 슬픔도 공감하지 못했습니다. 이 시점의 로라에게 인간은 그저 먹잇감일 뿐이었고, 그들의 대화나 생리는 그녀에게 아무런 상관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전환점은 얼굴이 뭉개진 남자를 만나면서 찾아옵니다. 그녀에겐 똑같은 사냥감일 뿐이었기에 평소처럼 그의 외모를 칭찬합니다. 그에게도 로라의 말은 농담같지 않게 느껴졌고, 결국 그녀의 집을 향하게 됩니다. 너무나 행복해하는 그의 모습에 로라는 연민이란 감정을 느끼게 되며 그를 놓아주게 됩니다. 사용자의 비평처럼, 이는 로라가 "감정이 뭔지도 모르면서 천천히 변해가는" 순간이며, 어떻게 보면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의 시작입니다. 처음으로 사냥감을 먹잇감이 아닌, 감정을 가진 존재로 인식한 것입니다.
| 단계 | 로라의 상태 | 주요 사건 |
|---|---|---|
| 초기 | 냉철한 사냥꾼 | 남자들을 식량화, 감정 무반응 |
| 중기 | 연민의 발견 | 얼굴 뭉개진 남자를 놓아줌 |
| 후기 | 인간성 경험 | 버스 남자와의 따뜻한 교감 |
정체성의 혼란: 외계인도 인간도 아닌 존재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이 온 로라는 평범한 식당에서 인간의 음식에도 도전해 보지만, 그녀에겐 역하기만 했습니다. 이 장면은 로라가 아무리 인간처럼 느끼고 싶어도, 생물학적으로는 여전히 외계인이라는 한계를 상징합니다. 추격조가 나서서 그녀가 놓아준 남자를 다시 잡아가는 장면은 로라가 이미 동료들과는 다른 존재가 되었음을 보여줍니다. 로라 또한 동료의 추적을 피해 안개 속으로 도망가게 됩니다.
버스에서 만난 아주 친절한 한 남자는 로라에게 결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그에게서 조건 없는 따뜻함과 친절함을 받게 되면서 자신의 감정이 변해감을 느낍니다. 거리에서 넘어졌을 때 자신의 사냥감들이 아무 이유 없이 자신을 도와주는 모습에 혼란스러워했던 로라는, 이제 그 친절의 의미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그와 함께 하면서 음악도 느끼게 되고, 공포를 극복하는 감정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그와 사랑을 나누고 싶게 된 로라는 자신의 피부 하나는 인간이 아니란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되며 숲으로 도망칩니다. 이 순간이야말로 정체성 혼란의 정점입니다. 인간의 감정을 느끼고, 인간처럼 사랑하고 싶지만, 육체적으로는 인간이 될 수 없다는 절망적 자각입니다. 사용자의 표현대로 "어디에도 못 끼는 자기"를 발견한 것입니다. 거리에 풍요롭고 여유로운 사람들을 보며 자신의 행성과의 거리감을 느꼈던 로라는, 이제 인간 세계와의 거리감도 동시에 느끼게 됩니다.
클럽에서 쉽게 사냥에 성공하던 시절의 로라와, 인간의 음식을 먹으려 애쓰는 로라는 완전히 다른 존재입니다. 전자는 목적에 충실한 외계인이었고, 후자는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이 두 정체성 사이에서 로라가 어느 쪽도 온전히 선택할 수 없음을 잔인하게 보여줍니다.
인간성의 본질: 잔인함과 공감의 양면성
영화의 결말은 인간성의 어두운 면을 극명하게 드러냅니다. 숲에서 어느 낯선 남자가 로라에게 말을 걸게 되고, 낌새가 좋지 않아 로라는 자리를 벗어나 등산 쉼터에서 쉬게 됩니다. 이상한 느낌에 잠에서 깬 순간, 아까 그 남자가 자신을 만지고 있었고, 로라는 황급히 도망을 치기 시작합니다. 트럭을 발견하고 도움을 요청해 보지만 그 남자의 차였고, 얼마 못 가 그에게 붙잡히고 맙니다.
남자는 로라를 넘어뜨리다 그녀에게 상처를 입히게 됐고, 그녀의 본 모습이 드러나게 됩니다. 자신의 껍데기를 바라보던 로라는 생각에 잠기게 되고, 그 틈에 로라의 뒤에 몰래 다가온 남성은 그녀에게 기름을 붓고 불을 지르게 됩니다. 그렇게 한 줌의 재가 되어버린 로라의 모습을 끝으로 영화는 마칩니다.
사용자의 비평이 정확히 지적하듯, "남자가 아무렇지 않게 불을 질러버리는 건 결국 인간도 외계인 못지않게 잔인하다는 얘기"입니다. 로라가 남자들을 식량화했던 것처럼, 인간 남성도 이해할 수 없는 존재를 아무런 주저 없이 제거합니다. 외계인의 입장에선 사냥감일 뿐인 지구인들의 대화나 생리가 그들에게 아무런 상관이 없듯이, 인간도 자신과 다른 존재에게는 똑같이 무자비합니다.
"로라가 벗겨진 자기 껍데기를 가만히 바라보는 장면에서 뭘 느꼈을까"라는 사용자의 질문은 영화의 핵심을 관통합니다. 그 순간 로라는 자신이 진정 누구인지, 무엇인지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인간이 되고 싶었지만 될 수 없었고, 외계인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이미 변해버린 자신을 발견했을 것입니다. 결국 "감정 때문에 자기가 죽는" 아이러니한 결말은, 감정이 축복인 동시에 저주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 존재 | 타자에 대한 태도 | 행위 |
|---|---|---|
| 외계인 로라 | 인간을 먹잇감으로 인식 | 남자들을 식량화 |
| 인간 남성 | 이질적 존재를 위협으로 인식 | 로라에게 불을 지름 |
영화 '언더 더 스킨'은 상황에 대한 설명과 대사가 많지 않아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때문에 다양한 방향으로 해석이 가능해져 누구에게는 최악, 누구에게는 최고로 평가되며 호불호가 강하기도 합니다. 사용자의 말처럼 "대사도 거의 없고 뭘 설명해주지도 않아서" 중반까지는 인내심이 필요하지만, 로라가 변하기 시작하는 후반부터는 강렬한 몰입을 선사합니다. 시각과 연기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음악의 미묘한 변화와 미스터리한 사운드까지 즐길 거리가 많은 작품으로, 정적인 분위기의 영화를 싫어하지 않는다면 깊은 여운을 남길 것입니다. 결말의 찝찝함과 씁쓸함은 오래도록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영화 '언더 더 스킨'에서 로라가 남자들을 집으로 데려가는 늪 같은 장소는 무엇을 의미하나요?
A. 늪 같은 장소는 로라가 인간들을 식량화하는 공간으로, 외계인의 사냥 시스템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남자들이 로라에게 홀려 그곳에 들어서면 육체는 식량으로 전환되고 껍데기만 남게 되는데, 이는 외계인의 관점에서 인간이 단순한 자원에 불과함을 상징합니다. 미스터리한 사운드와 함께 제시되는 이 공간은 영화의 SF적 설정을 뒷받침하는 핵심 장치입니다.
Q. 로라는 왜 얼굴이 뭉개진 남자를 놓아주었나요?
A. 얼굴이 뭉개진 남자가 로라의 외모 칭찬에 너무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로라는 처음으로 연민이란 감정을 느꼈습니다. 평생 외모 때문에 고통받았을 그가 진심으로 기뻐하는 순간, 로라는 그를 단순한 사냥감이 아닌 감정을 가진 존재로 인식하게 됩니다. 이는 로라의 감정 발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며, 이후 그녀가 인간의 감정을 경험하고 정체성 혼란을 겪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Q. 영화 결말에서 남자가 로라에게 불을 지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남자는 로라의 껍데기가 벗겨지며 그녀의 본 모습을 목격하고 공포와 혐오를 느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이질적 존재에 대한 본능적 거부감과 두려움이 극단적 폭력으로 표출된 것입니다. 이는 로라가 인간들을 감정 없이 식량화했던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행위로, 영화는 이를 통해 인간도 외계인 못지않게 잔인할 수 있으며, 타자에 대한 폭력성은 종족을 초월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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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까다로운 평론가 마저 만족시킨 스칼렛 요한슨 인생작/디쿠무비: https://www.youtube.com/watch?v=7tp-CB3CYhg